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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연합 뉴스

1인 시위 나선 푸른 눈의 신부님

 
  

 
1인 시위 나선 푸른 눈의 신부님
발행일 : 2003-11-28 등록일 : 2003-11-28
하·루·소·식[제7호]<호주제폐지, 올해 안에 국회 통과시키기!>
2003년 11월 28일(금)

▲ 1인 시위 8일째 - 하유설 신부
인권운동의 현장에는 언제나 함께 하시는 하유설 신부님께서 1인 시위에 나오셨습니다. 호주제폐지를위한천주교연대 공동대표이기도 하신 신부님은 “호주제 자체가 남자는 가정의 으뜸이고 여자는 그 밑에 있게 하는 것인데, 이런 것을 법으로 정하는 것은 안좋습니다. 남자, 여자 모두 하느님의 모습대로 만드신 것이고, 하느님 안에서 모두 똑같습니다. 평등합니다”라며 종교적인 관점에서 호주제 폐지를 강조하셨습니다.

“신부님도 호주제폐지 반대하시죠?”

지난 월요일 이후로 모습이 보이지 않던 호주제폐지 반대쪽에서 다시 1인 시위에 나오셨습니다. 신부님이 저희를 기다리는 동안 심심해서 말을 걸어봤더니 “호주제폐지 반대하는 것”이라고, “신부님도 반대하시죠?”하더랍니다. 그래서 신부님이 “나는 찬성하러 나왔다”고 하시면서 “교회 안에서도 남녀가 다르게 취급받는 것이 잘못인데, 가족 안에서 남자, 여자가 다르게 취급받는 것은 안된다”고 답하셨답니다.

그런데 조금만 더 얘기를 해보면 왜 반대하는지 아무 내용이 없다면서 인터넷에 있는 글 몇 개 보고 온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니까 ‘개인 자격으로 왔다’고 하긴 하는데, 어디서 시켜서 왔는데 말을 안 하는 건지 진짜 개인 자격으로 온건지 모르겠다면서 특유의 그 해맑은 웃음을 웃으셨답니다.

정말 궁금했습니다, 왜 호주제폐지를 반대하시는 걸까요? 호주제가 폐지된다고 가족이 해체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이것 때문에 많은 가족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는데 너무 막연하게 반대를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과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느낍니다.


호주제 폐지,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
[소나기 성명서 - 7] 함께하는시민행동

호주제 폐지를 주요내용으로 하는 민법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되었다. 호주제는 대표적 성차별 제도로서, 여성계는 물론 많은 시민들이 오랫동안 폐지를 주장해온 끝에 비로소 그 결실을 맺을 수 있는 단계에 와있는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일부 국회의원 등이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게다가 국회 활동이 사실상 전면 중단되는 사태까지 발생한 까닭에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우리는 국회가 이런저런 핑계로 또다시 호주제 폐지 기회를 무산시킨다면, 국민의 절반인 여성 유권자를 비롯한 양식있는 많은 시민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상기시키고자 한다.

알다시피 호주제는 일본 제국주의 법제의 잔재로서, 그 종주국이라 할 일본에서도 이미 오래 전에 폐지된 제도이며, 유교문화의 발생지인 중국에도 호주제와 같은 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세계에 유례없는 전근대적이고 가부장적인 악법인 것이다.

이러한 전근대적인 제도가 여지껏 우리나라에 잔존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하물며 또다시 제도개선이 좌절되는 상황이 생긴다면, 이는 국가적 망신이라 할 만하다.

호주제 폐지 입법을 미룰 아무런 이유가 없을 뿐 아니라, 이 제도를 잔존시키는 것이 국가적 수치가 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국회는 최대한 조속한 시일 내에 법개정을 마무리하기 바란다.

2003. 11. 28

함께하는시민행동
공동대표 이필상 정상용 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