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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문] "호주제 18세기 이후 등장…전통 아니다"

 
  

 
[기사문] "호주제 18세기 이후 등장…전통 아니다"
발행일 : 2004-12-07 등록일 : 2004-12-07


[조선일보 2004-12-07 08:08]    

이영훈교수 공청회서 재론

[조선일보]

수천년을 이어온 우리 고유의 전통일까, 일제시대의 잔재일까. 호주제 폐지를 담은 민법 개정 공청회에서 새삼 호주제 뿌리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호주제는 우리 전통사회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다시 한번 제기됐다.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배포한 ‘우리나라 전통사회에 호주제는 존재했는가?’란 제목의 글에서 “가부장의 존재를 기본 요건으로 하는 호주제는 18세기 이후 등장했으며, 그것도 어디까지나 계층적·지역적으로 보급이 제한된 민간 관습의 수준이었지, 법으로 제도화된 체제적인 수준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호주(戶主)라는 말도 조선 태종때 처음 나왔지만 왕조에 대한 일반 백성의 농노제적 지위를 대변하는 것일 뿐, 가족 구성원에 대한 배타적·우월적 권리를 의미한 건 아니”라고 지적했다.

호주제의 뿌리가 고려시대에 있다는 주장이 있지만, 이에 대해서도 이 교수는 “조손(祖孫), 숙질(叔姪), 형제자매를 모두 가족 성원으로 본 고려 시대의 가족형태는 일종의 세대공동체였다”고 일축한다. “따라서 오늘날과 같은 가족제가 아주 오랜 과거에 성립했다는 주장은 그 근거가 엄밀하지 않은 집단기억에 기초하고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 김윤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