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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문] 호주제 폐지론에 힘보탠 KBS ‘노란손수건’… “엄마,내 성은 누구꺼야?”

 
  

 
[기사문] 호주제 폐지론에 힘보탠 KBS ‘노란손수건’… “엄마,내 성은 누구꺼야?”
발행일 : 2003-08-13 등록일 : 2003-08-20
[국민일보] 2003년 8월 13일



윤지민이 정지민으로,정지민이 다시 이지민으로,그리고 이지민이 또 정지민으로?

드라마에 등장하는 한 꼬마 아이의 뒤엉킨 성씨가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KBS 1TV에서 방송되는 일일드라마 ‘노란 손수건’은 미혼모 윤자영(이태란)이 홀로 키워온 아들 윤지민의 호적입적을 둘러싼 갈등을 그리며 호주제 논란을 가열시키고 있다. 드라마를 보고 현행 호주제의 문제점을 알게 된 시청자들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이 제도의 폐지론에 가세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여성계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 호주제 폐지 운동과 맞물려 주목을 받고 있다.

‘윤지민’은 미혼모 윤자영이 자신의 성을 따 지은 아들의 이름. 윤지민은 아빠가 되는 정영준(조민기)의 인지신고를 통해 ‘정지민’이 됐다. 그러나 생부만이 인지신고를 할 수 있는 현행법상 정영준의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다. 더구나 생부인 이상민(김호진)이 인지무효확인청구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황. 정지민은 재판을 통해 조만간 ‘이지민’이 될 예정이다.

대여섯 살에 불과한 한 꼬마가 겪고 있는 이 엄청난 혼란,그리고 아이를 키우면서도 자신의 호적에 입적시킬 수 없는 정영준과 윤자영의 슬픔. 드라마는 이들을 비추며 현행 호주제의 문제점을 전달한다.

홈페이지에 나타난 시청자들의 의견은 호주제 폐지론에 동조하는 쪽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러나 호주제가 폐지되면 뿌리가 없어지고,엄마가 재혼을 반복하면 성이 계속 바뀌어야 한다며 반대하는 쪽도 적지않다.

작가 박정란씨는 “작가가 페미니스트이고 여성부의 사주를 받아 드라마를 전개한다는 주장도 있으나 억측에 불과하다”며 “스토리의 전개 과정 상 자연스레 이 부분이 돌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 드라마로 호주제 문제가 부각됐다면 좀 더 냉정하고 분별력있는 논쟁으로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달 종영을 앞둔 드라마의 결말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작가는 해피엔딩을 암시했다. 재판 결과,정지민은 곧 이지민이 된다. 그러나 재판 후 한 달안에 이상민이 인지신고를 하지 않으면 재판의 효력은 상실된다. 이 기간 생부 이상민은 어떤 결정을 내릴까?

김남중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