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문] 소신 ‘밝힐 수 없는’ 국회의원들 | ||
발행일 : 2003-08-28 | 등록일 : 2003-08-29 | |
[한겨레21] 대부분 꺼렸다. 그도 그럴 만하다. 호주제 폐지에 찬성 또는 반대했다간 내년 총선에서 표가 떨어질지도 모르니. 호주제 폐지의 첫 관문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김기춘·이하 법사위). <한겨레>는 최근 법사위 소속 의원 15명을 대상으로 호주제 폐지에 대한 찬반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했다. 결과는 찬성 넷, 반대 셋. 외유 중인 의원 한명을 뺀 나머지 7명은 “밝힐 수 없다”고 했다(표 참조). 법사위는 지난 8월11일 호주제 폐지를 뼈대로 한 국회 민법개정안을 심의했다. 이미경 의원(민주당·비례대표) 등 국회의원 52명이 공동발의한 국회 개정안은 5월27일 제출됐지만, 두달이 훨씬 넘어서야 첫 심의가 이뤄졌다. 이를 방청하고 온 한 여성단체 관계자는 “호주제 폐지에 반대한 의원들보다, 논의가 시작되자마자 사라진 의원들에게 더 분개했다”고 말했다. 찬성토론은 전혀 없이 반대의원들의 목소리만 높았다는 것이다. 막상 설문조사를 시작하자 의원들은 한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최병국 의원(한나라당·울산 남구) 정도만 “전통이 붕괴되고 가족의 근본이 흔들리며, 호주제는 남녀불평등과 관계없다”며 소신 있게 반대입장을 밝혔다. 법사위에서 “성씨 변경은 가계의 질서를 헝클어뜨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던 김학원 의원(자민련·충남 부여)은 공식 답변을 거부했지만, 의원실 관계자는 “호주제는 존속시켜야 하며, 친양자제도가 뭔지는 검토해본 바 없다”고 말했다. 심규철 의원(한나라당·충북 보은)은 답변을 계속 미루다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반대이유를 내놓았다. 입장 표명을 유보한 이유도 갖가지였다. 홍사덕 의원(한나라당·비례대표)은 “집안 어른, 문중을 고려해 입장을 밝히기가 곤란하다”는 아리송한 태도를 보였다. 함석재 의원(한나라당·충남 천안을)은 “민감한 사안이어서 입장 표명이 곤란하다”면서도 “의견수렴 중이라는 말을 꼭 넣어달라”고 강조했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의를 위해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는 이들의 말이 틀린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의원들이 정말 표보다 사회가 추구해야 할 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걸까? 찬성의원/ 원희룡(한나라) 이상수·조배숙·천정배(민주) 반대의원/ 최병국·심규철(한) 김학원(자민련) 유보의원/ 김기춘·최연희·함석재·홍사덕(한나라) 함승희·최용규(민주) 무응답/ 김용균(한나라) 이지은 기자/ 한겨레 사회부 jieuny@hani.co.kr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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