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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문] [기자메모]朴대표에 편치않은 여성계

 
  

 
[기사문] [기자메모]朴대표에 편치않은 여성계
발행일 : 2004-04-19 등록일 : 2004-04-20
[경향신문] 2004년 04월 19일 (월) 18:58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침몰해가는 당의 구원투수로 등판, 50석 정도를 예상하던 한나라당에 2배 이상의 성적표를 안겨준 그의 향후 입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0년만의 여성당수, 가장 대권에 근접한 여성정치인…. 건국후 가장 화려한 자리에 오른 여성정치인일 게다. 그런데 ‘이 축하해야 마땅할 일’에 여성계의 시선이 편치만은 않다.

2년전 여성계에선 박근혜를 둘러싼 논란이 있었다. 일명 ‘박근혜 논쟁’. 한 페미니스트의 ‘박근혜 지지’ 표명후 여성논객들이 찬반을 밝히며 꽤 관심을 모았던 논쟁이다.


“여성정치인을 지지해야만 나중에 정치적 여성파워를 행사할 수 있다” “여성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 적 없고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정계에 진출한 인물일 뿐”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박근혜 논쟁을 다시 거론하는 건 호주제 폐지에 입장표명을 하지 않던 한나라당이 선거 며칠을 앞두고 찬성한다고 했다가 반대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면서다. 물론 한나라당과 박대표가 붙잡으려 했던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지자로도 볼 수 있을 보수표이다. 선거국면은 오히려 편했다. 어느당이나 승리를 위해 지역주의와 이미지정치를 사용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박대표는 그 훌륭한 전범이다. ‘과거’와 ‘여성’이라는 이미지로 승리했다. 하지만 ‘이미지’로 승리했다면 이젠 ‘내용’을 담아야 한다는 것이 여성계의 주문이다. 여성과 소외계층도 대변하는 깨끗한 ‘여성정치인’으로 말이다.


이제 박근혜 대표는 철저히 자신만의 정치적 리더십을 보여줄 때다. 그 평가가 신통치 않다면 ‘성공한 여성정치인’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는 오히려 여성계를 찌르는 부메랑으로 작용할지 모른다.


〈송현숙/여성팀 기자 so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