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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문] "10년 뒤엔 남산서 인천 앞바다 보이도록 만들겠다"

 
  

 
[기사문] "10년 뒤엔 남산서 인천 앞바다 보이도록 만들겠다"
발행일 : 2003-08-29 등록일 : 2003-08-29
[오마이뉴스]

한명숙 장관은 27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새만금 살리기 삼보일배'를 하던 4명의 성직자들을 만난 것과 관련 일부 언론이 "장관이 시위를 주도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참여정부의 환경정책이 보수적'이라는 환경단체들의 비판에 대해서는 "잘하라는 격려로 본다"면서도 노무현 대통령의 환경정책에 대해 "구체적 사안에 대해 전문성이 있고 환경마인드도 강하다"고 평가했다.


한 장관은 환경부 장관 취임 후 가장 관심을 갖는 문제는 "공기문제"라면서 "수도권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해 10년간 6조원을 들여 선진국 수준의 공기를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 장관은 보기 드물게 두 부처의 장관직을 연임한 여성장관이고, 초대 장관을 맡아 여성부의 기틀을 안정적으로 닦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장관은 "남성장관은 탈락할 사안이 아닌데 여성장관은 본의 아니게 탈락하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고 "몸가짐을 조심하고 있다. 여성장관이 4명으로 늘어나 (일하기가) 편해졌다"고 말했다.


장관 취임 후 일상생활에서도 환경을 생각하게 된다는 한명숙 장관이 가장 공들여 실천하는 것은 바로 '밥먹을 때 안 남기기'.


한 장관은 "회식할 때는 음식 안 남기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이를 위해 어떤 캠페인이 필요할지 고민중"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한명숙 장관과의 일문일답이다.


"참여정부 환경마인드 문제없다

삼보일배 방문 취지 다르게 보도"


- 노무현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환경정책은 가장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참여정부의 환경 마인드를 어떻게 평가하나.

"환경단체들의 주장을 보면 '인수위에 환경전문가가 없다'든지 '취임사에 환경관련 발언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환경뿐 아니라 복지나 다른 분야도 빠져있다. 정책은 대통령의 말이 아니라 환경부 정책을 갖고 비판해야 한다.


노 대통령은 다른 대통령보다 환경전문성이 높다. 구체적 사안에 대해 전문성이 있고,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강한 마인드를 여러 번 확인했다. 참여정부에서 특별히 환경사안이 약화된다든지 방향이 다르게 나갈 거라 보지는 않는다. 환경단체들의 공격은 앞으로 더 선명하게 정책을 펴달라는 당부로 해석한다."


- 삼보일배 현장을 방문했을 때, 일부 언론들은 "장관이 이익집단 시위에 참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현장을 찾아가 전문가와 시민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것이 (환경부의) 행정방향이다. 새만금 사업이 환경문제와 연계되어있고, 특별히 삼보일배는 형식 자체가 굉장히 고난의 수행이어서 사고가 나지 않을까 마음속으로 걱정도 많이 했다.


그 날도 시위에 가담하기 위해서 간 게 아니라 현장을 방문한다는 취지로 방문했다. 삼보일배가 진행되고 있는데 중단시킬 수도 없는 것이고, 지인들이 뒤따라가고 있어서 '잘 오셨다. 수고하신다' 인사차 악수도 하고 몇 걸음 같이 걸은 것이 그렇게 보도됐다. (당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취지와 다른 방향으로 나오고, 많은 국민들이 오인하게끔 나왔기 때문에 좀 당혹스러워서 몇 차례 취지에 대해 말씀드렸다."


"차심부름 없애니 간부들도 좋아한다

환경부와 언론은 건강한 긴장관계"

- 언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참여정부와 언론이 긴장관계 아닌가. 환경부의 경우는 어떤가.

"언론의 기획기사나 고발기사가 힘을 주고 있다. 환경부만으로 국민에게 문제를 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환경부를 공격하는 기사도 있지만, 문제를 해결해나가는데 긍정적인 측면이 많기 때문에 언론에 대해서 견제한다든지 하는 것은 없다. 환경부는 작은 부처라 그런지 오보나 악의적 보도가 많지는 않고, 일단은 건강한 긴장을 가지면서 공존하는 관계다."


- 얼마전 환경부 출입기자단 회식자리에서 성희롱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기자들을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교육을 할 생각은 없는가.

"장관이 직접 교육을 계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기자들 스스로 자정능력 가지고 토론하는 것이 좋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번에 환경부기자단이 모여서 토론하고 '바람직한 회식문화 선도하자'고 결론을 내렸다. 전화위복이다.


성희롱 예방교육은 기자단뿐 아니라, 한국사회 살아가는 남성들이 정확하게 알고 교육받는 것이 좋다. 환경부도 지난번에 했는데, 실제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회식 문화더라. 앞으로 회식할 때 좀더 건강한 대화를 하면서 휴식하는 쪽으로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느꼈다."


- 환경부 내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들었다.

"신경 좀 썼다.(웃음) 4차례에 걸쳐 여성직원과 식사를 하고 간담회를 가졌는데 많은 제안이 나왔고, 각 부처에서 직장문화 쇄신과제를 내서 이 중 30여 가지를 실천하고 있다. 창고를 정리해 여직원들의 숙원이던 휴게소를 만들었고, 여성 차심부름을 없애고 대신 중요한 업무를 맡기고 있다. 차는 셀프서비스 체제인데 간부들이 예상외로 좋아하고 익숙해 한다. 부서 안에서는 '노 넥타이'이고, 장관 올 때마다 벌떡벌떡 일어나서 90도 인사하는 것도 안 한다.


직장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율이다. 장차관 지시받고 국·과장 눈치보는 방식으로는 일의 극대화를 이룰 수 없다. 대통령도 그런 비유를 드셨는데, 계란을 프라이해 먹으면 그만큼의 영양가지만 자율에 의해 터져나오면 생명이다. 자율과 타율의 차이는 바로 생명과 계란프라이의 차이다."


"여성장관이라 늘 긴장하고 언행 주의

호주제폐지·여성고용 측면지원하겠다"



- 여성부를 거쳐 환경부까지 3년째 장관을 하고 있는데, 여성장관으로서 처세술같은 것을 말한다면

"여성부 초대장관으로 임명될 때는 긴장을 많이 했다. 그전에 많은 여성장관들이 본의 아니게 탈락한 경우가 많았다. 남성장관이라면 중도 탈락할 사안 아니었는데, 그래서 몸가짐, 옷 입는 것이나 여러 가지 언행을 굉장히 조심했다.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다. 지난 정부의 두 여성장관이 유능한 장관으로 평가받았고, 여기에 일정 몫을 했다는 자부심도 있다.


환경부도 이전에 여성장관이 있었기 때문에, 여성장관이 너무 자연스럽게 생각된다. 큰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고, 환경문제를 조정하는데는 여성이어서 좀더 부드럽고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부분도 꽤 있다."


- 여성부 초대장관을 성공적으로 지냈는데, 지금의 여성부를 평가한다면?

"아주 좋고, 흐뭇하다. 여성부는 두 가지 커다란 사안이 있는데, 호주제 폐지 법안이 마련되어서 이슈가 되고 있고, 여성고용 문제도 입안이 본격화되고 있다. 저는 측면지원하고 있다.(웃음)"


"남산에서 인천 앞바다 보일 것

장관 취임 후 반찬 안 남긴다"


- 환경부 장관 취임 후 가장 관심을 갖는 환경문제는 무엇인가

"공기문제이다. 수도권 대기질을 고쳐야겠다고 뼈저리게 느끼고 특별법 추진했는데, 아주 어려운 상황 뚫고 만들어냈다. 10년간 6조원을 들여 선진국 수준의 공기를 만들 생각이다. 남산에서 인천 앞바다 보이는 시정거리 만들겠다. 공기를 좋게 만드는 데 여러 가지 어려운 면이 많다. 사업장, 자동차 모두 협조해야 한다.


환경부 들어와 보니 사안에 갈등이 많은데, 국민들이 민원 해결차원으로 오인한다. 그것은 빙산의 일각이고 여러 가지 정책을 다양하게 구상해서 펼쳐야 한다. 시장기구를 어떻게 활용할지 정교하게 (정책을) 만들어야 하고, 환경산업과 기술을 살려야 한다. 신재생에너지에도 관심이 많다. 그런데 그런 것은 뒷전에 밀려있고, 민원이 발생하는 부분만 환경문제로 인식된다."


- 환경이 생활에 밀접해 신경쓰이는 부분이 많을 것 같다. 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환경보전이 있다면?

"그렇다. 가장 노력하는 것은 밥 먹을 때 음식 안 남기기이다. 반찬 한 가지 남길 수가 없다. 음식물쓰레기가 심각하기 때문에 굉장히 노력하고 있는데 회식할 때는 안 남기기가 어렵다. 어떤 캠페인을 통해 (음식물쓰레기 줄이기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데, 내가 낙관적인 사람이어서, 앞으로 잘 될 것으로 본다."

/박형숙/권박효원 기자 (10zzung@ohmynews.com) 사진/권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