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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문] 최병렬 대표 여성·시민단체와 호주제폐지 면담

[기사문] 최병렬 대표 여성·시민단체와 호주제폐지 면담
발행일 : 2003-09-04 등록일 : 2003-09-05

개인적으론 찬성 당론은 글쎄…

지난달 26일 호주제폐지시민연대 인사들이 한나라당을 방문해 최병렬 대표에게 호주제 폐지를 당론으로 채택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최 대표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사진/제공 오마이뉴스 권우성 기자>

“개인적으로는 호주제 폐지에 공감하지만, 당론으로 정하기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호주제 폐지에 대한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의 견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호주제 폐지보다는 ‘개정’에 무게를 실은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 구체적인 입장 발표를 유보하고 있다.

최 대표는 지난달 26일 한나라당을 방문한 호주제폐지시민연대 인사들의 호주제 폐지에 동참 요청에 “요즘 이혼을 많이 하는데 새 남편과 아이의 성이 달라 딱한 경우를 당하게 된다”며 호주제 폐지에 공감의 뜻을 비치면서도 “당내에서 폭넓은 논의를 거쳐 당의 입장을 정할 것이다. 지켜봐 달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1시간에 걸쳐 진행된 면담에서 이오경숙 여성연합 상임대표는 “남성들도 호주제 폐지를 원하고 있다. 한나라당도 정책정당으로 여기에 무게를 실어달라”고 말문을 열었고, 전재희 의원은 “오늘은 (의견을) 듣는 자리로 호주제 폐지보다는 ‘개정’이 당론”이라며 “공론화를 거쳐야 할 문제로 입장 정리 전 발표는 성급하다”고 말했다.

김영선 대변인은 기자들을 의식한 듯 “여기서부터는 비공개로 하자”고 제안했지만, 최 대표는 “아니다. 오픈해도 된다”며 면담 진행 과정을 공개해도 좋다는 뜻을 비췄다.

이어 최 대표는 “호주제 폐지를 당론으로 정할 경우 심도 깊은 논의를 통해 표결을 해야 한다. 그게 아니면 자율투표로 해야 하는데, 총선을 앞둔 의원들은 지역에 따라 의견 차이가 있다”며 “찬성을 할 경우 타격을 받을 지역구가 있어 섣불리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개인적인 견해는 이야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고은광순 호폐모 운영위원은 “박근혜 의원은 호주제 폐지에 수긍하고 유권자들을 설득하겠다고 했다. 당대표로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섭섭하다”고 반박했다.

최 대표는 “도시·농촌에 따라 차이가 있다. 말씀에는 이의가 없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자 고은 운영위원은 최 대표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렇다면 총선에서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해 한때 긴장된 분위기가 흐르기도 했다.


백현석 기자 bhs@iwoma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