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문] 여자의 사랑 고정관념을 깬다 | ||
발행일 : 2003-09-22 | 등록일 : 2003-09-22 | |
[경향] 박경리 소설원작 MBC 아침드라마 ‘성녀와 마녀’ 방송 MBC 아침드라마 ‘성녀와 마녀’(극본 소현경, 연출 강병문)가 22일부터 방송된다. ‘착한 여자’와 ‘나쁜 여자’라는 고정관념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 드라마는 박경리씨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또 착한 여자와 악녀를 대비시키는 등 반여성적 가치관을 심어준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아침드라마가 이와 반대되는 내용을 기획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성녀와 마녀’는 남편(정찬)에게 의존하는 순종적인 여자 하란(서유정)과 누군가에게 소유되기를 거부하는 자유로운 사고를 지닌 형숙(최유정)의 사랑법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고운 성품으로 주변의 사랑을 받는 현모양처 하란과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형숙 모두 성녀와 마녀라는 통념으로 구속받고 있다는 점을 제기한다. 제작진은 “진정한 애정없이 현모양처의 역할만 강요받던 하란과 자기 감정에만 전적으로 충실한 형숙 모두 진정한 사랑을 하지 못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형숙 역할을 맡은 최유정은 “원작을 보면 ‘마녀’가 아침드라마에 흔한 캐릭터인 주인공을 괴롭히기만 하는 악녀가 아니다”라며 “사회가 만들어낸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빗댄 말”이라고 말했다. MBC는 이번 드라마에 앞서 방송한 박완서 원작의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에서 호주제의 문제점 등 여성에 대한 사회적 불평등을 다루기도 했다. ‘그대 아직도…’는 미혼모에 대한 편견은 여전했다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호주제의 불합리한 점을 부각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원작을 어떻게 드라마화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한다. 시민단체 ‘미디어세상 열린 사람들’의 관계자는 “앞서의 ‘그대 아직도…’는 원작에 비해 호주제의 문제점이 부각된 반면에 여자 주인공이 미혼모로서 차별받고 슬퍼하는 면이 강조되는 한계를 보였다”며 “이번의 ‘성녀와 마녀’도 드라마화하는 방식에 따라 착한 여자와 악녀가 대비되는 기존 아침드라마와 비슷하게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재욱기자 jujung119@kyunghyang.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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