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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문] <사이버 갑론을박>호주제 폐지 - "남녀평등 위배" "가족해체 자초"

 
  

 
[기사문] <사이버 갑론을박>호주제 폐지 - "남녀평등 위배" "가족해체 자초"
발행일 : 2003-06-25 등록일 : 2003-06-26


  
  [경향신문] 2003-06-25 () 06면 2008자    
  
    
지난해 하루 840쌍이 결혼하고 398쌍이 이혼했다는 통계청 자료에서도 알 수 있듯 이혼율은 이미 세계 수위 수준을 달리고 있다. 이혼이 많으면 재혼도 많은 법. 인터넷에는 현행 호주제 탓에 가슴앓이를 해야 하는 재혼 부부의 사연들이 많이 올라 있다.

"저는 얼마 전 재혼했습니다. 둘 다 재혼입니다. 그리고 안사람에게 예쁜 딸아이도 있습니다. 혼인 신고시 딸아이는 제 호적에 넣을 수 없더군요. 친부의 동의가 있어야만 호적에 입적할 수 있지만, 그래도 성씨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군요 " (ID 으…/오마이뉴스)

"딸 하나를 둔 이혼녀가 재혼하여 겪는 숨 막히는 기분을 느껴보았나요. 언니와 성이 다르고 동생과 성이 달라서 학교에서 아는 척도 못하며 지내야 하다니. 부모의 잘못으로 어린 아이가 죄인처럼 지내는 것 더 이상 못보겠어요" (이 땅의 이혼녀/프레시안)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일부' 이혼자와 재혼자를 위해 가족제도의 근간을 허물어뜨릴 수는 없다고 반박한다. 특히 생부모의 성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것까지는 양보할 수 있지만 계부의 성을 따르는 것만은 절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나라의 전통적 가치가 가장 많이 남아있는 것은 가족제도이다. 이런 가족제도는 그 국가와 민족의 정신적 원형을 이루는 것으로 일반적인 제도와는 다르게 취급되어야 한다. 개혁이란 이름으로 섣불리 손댔다가 잘못되었을 경우 원상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남권/미디어칸)

"부모의 성 중에서 선택하는 것은 인정할 수 있지만, 새 남편 성을 따를 수도 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완전히 이혼녀를 위한 법률이다" (어찌 이런/프레시안)

민법상 호주 승계 순위가 아들-미혼인 딸-처-어머니-며느리 순으로 돼 있어 양성 평등에 어긋난다는 것도 호주제 폐지론자들의 주요 논거다.

"남편과 사별했습니다. 사망 신고를 하자 호주는 두 달된 아들이라고 했습니다. 어이가 없었습니다. 당연히 이 가정의 호주는 저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2개월된 아기가 호주가 된다는 것, 말이나 되느냔 말입니까" (프린세스/다음)

이에 대해 호주는 법적인 가족 구성을 위한 것일 뿐 실질적 권한이 없으므로 이것을 이유로 호주제를 폐지하자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주장이 맞선다.

"호주의 실질적 권한이 없는 마당에 그 제도를 폐지하여 가족제도의 기본틀을 무너뜨리는 것은 남녀 평등의 차원이 아니라 사회적 기본 구조의 틀을 부수는 것입니다. 상징적인 의미에 매달려 실질적인 문제를 보지 못하는 것 아닙니까? (정신산/다음)

남성에게 우선권을 부여한 현행 호주제가 어디에서 기원했는가도 중요한 논쟁거리다. 호주제는 전통이라는 폐지 반대론자들의 주장에 폐지론자들은 이 제도가 일제에 의해 도입됐다고 주장한다.

"절대적으로 호주제는 전통 계승이 아닙니다. 호주제는 일제시대의 잔폐일 뿐입니다. 조선시대의 호주는 가장이 사망했을 경우 아들이 아닌 부인이었습니다" (kmy5312/네이버)

"가부장적인 호주제가 완전히 자리잡은 것은 조선 중기 때부터니까 길게 잡아도 300년 정도다. 고려시대에는 여자도 호주가 될 수 있었다. 역사를 삼한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데릴사위제까지 있었다. 조선시대에 가부장적 사회원리가 확립된 것은 표면적으로 유교사상 때문이라 알려져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인구 증가로 토지를 자녀들에게 균등히 분배해주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라 보고 있다" (국사학도/오마이뉴스)

결론적으로 호주제 폐지를 반대하는 네티즌들은 현행 호주제에 별다른 문제가 없으며 문제가 있더라도 폐지가 아닌 보완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인 반면 폐지론자들은 잘못된 제도로 인한 피해자가 있는 한 폐지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입장인 것이다.

"재혼 가정의 아이들, 세살 먹은 손자가 80세 할머니의 호주가 되는 것 등 호주제 폐지론자들이 외치는 문제는 현행법에서도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입니다. 그런데 굳이 폐지만을 고집하는 이유를 알 수 없군요?" (황당/네이버)

"오히려 호주제가 있는 우리나라에서의 친인척에 의한 성폭행이 세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든다. 호주제가 근친상간과 무슨 상관이라고" (marie/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