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문] 호주제 폐지문제 더 이상 시간 끌지 말자

[기사문] 호주제 폐지문제 더 이상 시간 끌지 말자
발행일 : 2004-12-06	등록일 : 2004-12-06
[국정브리핑 2004-12-06 16:02]   호주제가 연내에 폐지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또 하나의 이슈로 이야기되고 있다. 여성운동의 오랜 숙원인 호주제 폐지문제는 최근 폐지여론의 증가와 정치권의 움직임으로 탄력을 받아 폐지를 골자로 하는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되어 있는 상태이다. 현재 국회 법사위원회에서 심사가 진행 중인 민법개정안의 연내 통과를 시민단체에서는 강력히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호주제는 호주를 중심으로 가족을 행정적, 법률적으로 정의하고 규제하는 제도이다. 민법에 의해 규정된 호주제는 아버지가 호주가 되는 기본적인 기준과 호주가 사망할 경우의 호주승계순위에서도 아들이 우선시되는 남성위주의 제도 성격, 그리고 자녀의 성과 본을 아버지의 성과 본으로만 따르게 한 점 등의 남녀차별적인 부분이 있다고 하여 오래전부터 여성계에서 폐지를 주장해왔다. [%1,original,left%]문제가 되어온 점으로는 이외에도 남성은 혼인 외의 자식을 입적시킬 수 있으나 여성은 그럴 수 없는 점과 재혼한 부부의 자식들의 성씨문제 등도 있다. 사실 호주제 폐지 운동의 역사는 꽤 긴 편이다. 1999년 여성계의 폐지주장이 본격화 된 이후에 수많은 공청회와 설명회, 시위 등 호주제 폐지를 위한 활동들이 있었다. 그리고 많은 시민단체들이 연합해 호주제 폐지를 위한 운동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실로 여성운동의 최대 과제라고 할 정도인 것이다. 이러한 여성계의 간절한 바램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은 호주제 폐지를 둘러싸고 찬반양론으로 격렬한 대립이 진행 중이다. 유림을 비롯한 일부 단체들은 외려 호주제 폐지가 전통가족제도를 붕괴시키는 일이라 주장하며 폐지반대운동에 나서고 있다. 그야말로 국론을 분열시키며 법률 통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호주제 폐지문제는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난제인 것이다. 반대에도 불구하고 현재 호주제 폐지 운동은 거의 구부능선을 넘은 셈이다. 정치계에서도 대부분의 정당들이 견해차이는 있지만 찬성입장을 밝히고 있고 국민여론도 폐지를 찬성하는 쪽으로 많이 기운 상태다. 여성계에서 오래전부터 벌여온 호주제 폐지 운동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여성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호주제는 정말 여러모로 불평등한 제도이다. 남성이 가능한 어떤 행동이 그 행위를 하는 사람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불가능하다는 것 등 차별적인 요소가 너무 많은데다가 국가에서 법으로 남녀불평등을 규정해놓았다는 사실 자체가 하나의 문제라고 생각된다. 또 주위에 이혼 후 자식의 성을 변경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가정을 볼 때면 호주제의 폐단을 가장 극명하게 보게 되기도 한다. 물론 호주제를 폐지함으로써 가족을 규정짓는 법률체계가 혼란이 올 것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기존에 존재했던 제도가 바뀜으로써 올수 있는 당연한 현상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남녀차별적 요소를 가진 악법을 계속 유지해야 할 정도의 큰 이유는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호주제를 보완할 수 있는 개정안이 있다고 하니 여기에 이 문제는 맡기면 될 듯 하다. 여러 여론 조사에서 국민여론이 폐지 찬성쪽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논리적인 면에서도 호주제 폐지쪽이 더 타당성이 있다. 여론의 공감대도 형성이 되었고 또한 절차 면에서도 정당성을 획득한 이번 기회에 호주제는 반드시 폐지되어야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번기회에 법률로 남녀불평등을 규정지어놓은 것이 있다면 검토하여 개정했으면 좋겠다. 국정넷포터 김길분(jade30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