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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문] [여적] 암컷이 우선이다
여성연합
2010. 12. 2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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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문] [여적] 암컷이 우선이다 | ||
발행일 : 2004-01-20 | 등록일 : 2004-01-29 | |
[경향] 2004년 01월 20일 (화) 18:09 시몬 드 보부아르는 1949년 ‘제2의 성’에서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1999년 미국 러가스대 인류학자 헬렌 피셔는 ‘제1의 성’을 통해 ‘여성은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태어나는 것’이라고 보부아르를 공박하며 여성 우월론을 갈파했다. 성 진화분석의 창시자인 로널드 피셔가 ‘성대결’이란 화두를 던진 지 70년 만이다. 21세기 들면 여성이 제1의 성 지위를 되찾을 것이라고 피셔는 주장했다. 그 이유로 종합적 사고, 감수성, 언어능력, 직관, 인내력 등 여성의 장점을 꼽고 있다. 때로 지나치다 싶을 만큼 과대포장한 면도 있지만 그의 분석은 상당한 설득력을 갖고 있다. 특히 그의 설명은 남녀의 성격차이를 잘 그려낸 존 그레이의 소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연상시킬 만큼 사실적이다. 유전자 측면에서도 여성지위가 높아지고 있다. 암컷들은 두 X염색체의 과다한 사용을 막기 위해 작은 다발로 말아 활동을 완전히 억제한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미국 웨스턴 리저브대 윌라드 박사는 X염색체가 그냥 있지만은 않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이른바 ‘X염색체의 반란’인 것이다. 침묵을 강요당한 X염색체도 자신의 형질을 재생산한다는 것이다. 결국 수동적이라던 여성 유전자의 능동성이 증명된 셈이다. 동물을 보면 수컷이 늘 우위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싸움만 빼고는 언제 어디서나 먹이나 집단내 위치를 본다면 80% 이상 암컷이 우위다. 따라서 혈통잇기의 주역은 당연히 암컷이란 소리다. 앞으론 생명의 주체성을 남성에 고착해서는 안될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최근 호주제 폐지에 대한 ‘생물학적 근거’를 마련키 위해 자문했다는 소식이다. 자문에 응한 서울대 최재천 교수는 여성의 장점과 생물학적 진화, 호주제로 인한 남성사망률 증가 등 과학적 근거를 대며 ‘폐지론’을 주장했다고 한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비합리적 제도를 전통이란 굴레에다 옭아맨 채 끌려다녀선 안될 것이다. 이제라도 호주제란 낡은 옷은 벗어던져야 한다. 생물학자의 이례적인 자문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용재 논설위원 suala@kyunghyang.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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