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문] 황인행 가정법원장 국감서 사오정 발언

[기사문] 황인행 가정법원장 국감서 사오정 발언
발행일 : 2003-10-07	등록일 : 2003-10-07
[우먼타임스] 호주제폐지 역풍 우려 여성계 “유감”눈살 황인행 서울가정법원장이 지난달 25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호주제 폐지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밝혀 호주제 폐지의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황 원장은 이날 심규철 한나라당 의원이 “법무부가 마련중인 가족법개정안에 따라 호주제가 폐지될 경우 호적부 정리 등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텐데 그만한 비용을 치를 만큼 호주제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황 원장은 “호주제에 대해 여성계로부터 많은 문제가 제기돼 호주상속제가 호주승계제로 바뀌었고 이에 따라 여성도 호주를 승계할 수 있게 됐다”며 “호적부를 없앤다고 해도 가족관계를 나타내는 명부는 있어야 하기 때문에 비용과 노력 등을 감안, 현재로서는 호주제를 폐지할 환경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황 원장은 또 “어떤 제도를 택할지는 사회구성원의 컨센서스(합의)를 모아 입법적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황 원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여성부 국감에서 의원들도 이 문제를 제기하며 깊은 우려의 목소리를 더했고 여성계는 현직 가정법원장의 발언에 대해 유감의 의사를 표명했다. 이승철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달 26일 여성부 국감에서 “서울가정법원장도 현행 호주제에 문제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폐지 반대입장을 밝혔다”며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려면 호주제 폐지의 당위성에 대한 논의보다는 새로운 호적 대안에 대한 철저한 연구와 준비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국민통합신당주비위 이종걸 의원 역시 “가정법원장이 호주제 폐지에 반대하고 있는데 이것은 결코 일부의 생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여성계는 현직 서울가정법원장의 이러한 발언이 호주제 폐지에 강한 역풍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곽배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소장은 “가정의 문제를 현장에서 직접 다루는 가정법원장이라는 공인의 입장에서 공식적으로 호주제 폐지 반대를 밝힌 것은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며 “그러나 법원장도 법을 전공하신 분인 만큼 호주제가 논리적으로나 합리적으로 우리시대에 부합하지 않는 가족제도라는 것은 아마 잘 알고 계시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고은광순 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의 모임 운영위원은 “우리는 그런 사람이 가정법원장으로 있어야 한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강력 반발했다. 고은 위원은 “많은 비용과 노력이 들더라도 우리사회 인구의 절반이 질곡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반전운동과 평화운동 등 아무리 많은 노력과 비용이 들어도 반드시 해야 할 것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반박했다. 허용주 기자 hyj@iwoma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