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문] 법무부 ‘호주제 폐지’ 담당자 망언 | ||
발행일 : 2003-03-11 | 등록일 : 2003-05-12 | |
강금실 신임 법무부 장관이 취임하기 직전인 지난 2월 내내 법무부 공식 사이트에서 호주제 폐지와 관련해 법무부 소관 법령을 해석하는 법무실 내 법무심의관 J검사와 ‘호주제 폐지를위한 시민의 모임’의 운영위원 고은광순씨가 호주제 폐지에 대한 법무부의 입장을 놓고 설전을 벌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고은광순씨에 따르면 호주제 폐지에 대한 법무부 담당자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2월초 전화통화를 하는 과정에서 J검사가 “호주제 폐지가 결정이 나면 대책을 세울 것이다. 호주제는 여성만의 사안이 아니며, 합의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고 법무부에서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낸 바 있다. 여성부 자체조사도 여성단체들의 의견과 다르다”고 말했다는 것. 또 그는 “호주가 가지고 있는 특권은 없다. 여자아이를 낙태하는 것이 호주제와 관련이 있다고들 하는데, 그것은 엄마의 잘못이고 여성단체는 그런 여자들에 대한 의식계몽이나 할 일이다”라고 말했다는 게 고은광순씨의 주장. 고은광순씨는 J검사처럼 여성문제에 대해 보수적인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심히 염려스러웠다며 그래서 그는 “2월초부터 11일까지 법무부 게시판에 14번에 걸쳐 호주제의 문제점에 대한 글을 올렸다”고 밝혔다. 게시판을 통해 고은광순씨는 “부디 J검사가 호주제의 문제점이 무엇인가를 심각히 헤아려주기 바란다”면서 “끝내 호주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한다면 법무부는 담당자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은광순씨의 글 속에 J검사의 실명이 거론되자 J검사는 항의를 했고 지난 2월 4일부터 J검사라는 익명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J검사는 본지 기자에게 자신의 발언의 취지가 왜곡됐다며 강력히 부인했다. “호주제 폐지는 법무부 내의 심의관실이 담당하는데, 내부 업무 분담이 달라져서 지금은 하지 않는다”며 취재를 거부하다가 기자의 설득에 심경을 바꿔 말문을 열었다. J검사는 “게시판에 올린 글 그대로이지만, 취지는 그것이 아니다”며 “낙태가 호주제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낙태는 호주인 남자가 하는 것이 아니고 여자가 하는 것 아니냐. 이런 여자들의 의식을 계몽해서 (낙태를) 못하도록 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취지에서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자신이 그런 말을 한 진정한 취지는 호주제 폐지에 대해 여성들이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었으며, 자신의 발언을 확대 해석해서 여성들이 너무 몰아붙이기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여론조사에서도 과반수는 아직도 호주제 폐지에 찬성하지 않고 있다. 호주제 때문에 낙태를 한다는데, 여자들이 마음을 먹고 낙태를 하지 않으면 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또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막무가내 식으로 준비를 안 한다고 추궁해서 기분이 나빴다. 당시 법무부 내부에서는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아무리 담당자지만 말할 처지가 아니었다”며, “나는 고은광순씨를 모른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 전화해서 왜 준비를 안 하느냐고 해 나중에는 말하기 싫어서 원론적인 이야기만 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호주제 폐지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개인적으로는 호주제가 있으나 없으나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호주제는 문제가 안 된다. 유림도 있고, 국민도 안 된다고 하는데,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 여성단체가 더 노력하든지, 홍보를 해야지 담당자만 추궁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는 미온적 입장을 밝혔다. 한편 J검사의 담당 업무가 바뀌었다는 소식에 고은광순씨는 “J검사는 호주제 폐지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으며, 그런 사람이 계속 담당을 한다면 호주제 폐지는 실현되기 어려운 일이다”면서 “남성 우월주의로 가득 차 있는 사람이 호주제로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을 외면한 채 문제가 없다고 하는 것은 의식의 문제”라고 신랄히 비판했다. 그는 “호주제 폐지 문제와 관련해 현실적으로 업무를 당당할 법무심의관실은 그 문제에 대해 스스로 검토하고 이를 개선하려는 양성평등 의식을 가진 사람이 담당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우먼타임스] 백현석 기자(bhs@iwomantimes.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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