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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문] ‘후천개벽’ 양성평등 새 세상을 열자

 
  

 
[기사문] ‘후천개벽’ 양성평등 새 세상을 열자
발행일 : 2003-10-07 등록일 : 2003-10-07
[우먼타임스]

3일 정오, 새하늘 새땅을 여는 대한민국 여성축제




대한민국여성축제 추진위원회는 지난달 25일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축제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들은 ‘여성’을 상징적으로 대변하는 ‘꽃’과 ‘분홍색’을 당당하게 받아들여 승화시키겠다는 의미에서 모두 화관을 쓰고 분홍색 스카프를 둘렀다.

10월 3일 개천절. 우리 민족의 시조(始祖) 단군이 개국한 날로 말 그대로 ‘하늘이 열린 날’이다. 하늘 문을 열고 태백산 신단수 아래에 내려와 홍익인간(弘益人間)·이화세계(理化世界)의 대업을 시작한 이 날은 1909년 경축일로 제정돼 해마다 경축행사를 거행해 왔다.

이 같이 뜻깊은 경축일에 여성들의 ‘반란’이 계획돼 있다. 남성들의 하늘은 열렸지만, 여성들의 하늘은 열리지 않았다는 것이 그 이유. 여성들의 ‘이유 있는 반란’이다.

50여개 여성시민문화단체가 참가하는 ‘대한민국여성축제 추진위원회’는 개천절인 3일 정오 시청 앞 광장에서 ‘새 하늘 새 땅을 여는 대한민국 여성축제’를 개최한다.

이번 축제는 남녀 모두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양성평등한 새 세상을 열자는 취지로 ‘후천개벽’이라는 명제를 사용한다. 개천절에 또 다른 하늘을 열자는 의미이지만 사실상 호주제 폐지를 향한 여성들의 염원이 응축된 축제의 장이다.

고은광순 추진위원은 “호주제를 폐지한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었지만 구태의연한 보수집단의 방해와 많은 장애로 고통을 감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개천절을 맞아 과연 이 땅의 여성들에게 개천절은 어떤 의미인지 다시 한번 되짚어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행사는 국경일인 개천절에 행사가 마련되고 그동안 여성단체들을 중심으로 준비되어 온 ‘대한민국 여성헌장’이 공포되는 한편, 호주제 폐지와 양성평등을 노래한 ‘개천향가’가 새롭게 발표된다는 점에서 종전의 많은 여성단체 행사와는 차별성을 갖는다.

이날 행사는 첫 번째 마당 ‘천(天)’과 두 번째 마당 ‘인(人)’, 세 번째 마당 ‘지(地)’로 나뉘어 펼쳐진다. 첫 번째 마당에서는 더불어 함께하는 희망의 줄넘기와 낙태당한 여태아를 위한 살풀이 퍼포먼스 ‘에밀레’, 역사 속의 여성을 만나는 코스프레 행진 등이 마련된다. 두 번째 마당에서는 여성 타악그룹 ‘리타’와 풍물패의 공연, 개천을 도모하는 대합창과 문선공연이, 세 번째 마당은 모든 차별과 소외를 없애 낡은 모든 것을 새롭게 바꾸자는 취지로 대한민국 여성헌장이 선포되고 다함께 어우러지는 대동놀이를 통해 여성들의 의지를 한데 모은다.

한편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을 가진 이들은 모두 머리에 색색의 꽃으로 만든 화관을 쓰고 분홍색 스카프를 둘렀다. 그동안 ‘여성’을 상징적으로 대변해 왔던 ‘꽃’과 ‘분홍색’을 거부할 것이 아니라 ‘여자’라는 이름 아래 당당하게 받아들여 승화시키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김혜련 추진위원은 “여성들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의 이념에서 밀려나 있었다”며 “10월 3일을 더 이상 남자들만의 세상을 여는 개천절이 아니라 양성평등한 새 날로 기리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대한민국여성축제 추진위원단은 고은광순(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의 모임 운영위원), 김혜련(문화세상 이프토피아 상임이사), 박옥희(페미니스트 저널 if 발행인), 유채지나(영화평론가), 오한숙희(여성학자), 이유명호(한의사·21세기 여성포럼 대표), 이혜경(여성문화예술기획 대표·서울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7명이다.


허용주 기자 hyj@iwomantimes.com